EST · MMXX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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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6 · 음律·음계

A는 누가 정하는가 — 440 Hz의 정치

오케스트라가 맞추는 그 한 음은 물리가 아니라 협상의 결과다. 그리고 지금도 표류하고 있다.

기준음은 자연에 없다

옥타브가 2:1이라는 것은 물리다. 어느 문화에서 재도 같다.

그런데 그 옥타브를 어느 높이에 걸 것인가는 물리가 아니다. A를 415 Hz로 잡든 440으로 잡든 465로 잡든, 음악의 구조는 똑같이 성립한다. 기준음은 순전히 약속이다.

3세기 동안 한 음이 반음 넘게 올라갔다

표준음의 역사를 보면 A는 놀랄 만큼 흔들렸다.

바로크 시대 유럽의 A는 대략 415 Hz였다. 오늘날 기준으로 반음 낮다. 다만 이것도 지역마다 달라서, 같은 시기 베네치아의 오르간과 파리의 오르간은 반음 이상 차이가 났다. 여행하는 연주자는 악기를 그 도시에 맞춰야 했다.

19세기가 되자 A가 계속 올라갔다. 오케스트라가 커지고 홀이 커지면서, 조금 높은 음이 더 밝고 화려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지휘자들이 경쟁적으로 조율을 올렸다. 1859년 프랑스는 A=435 Hz를 법으로 정해야 했다 — 법으로 막아야 할 만큼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성악가들이 반발했다. 기준음이 올라가면 같은 악보의 최고음이 실제로 더 높아진다. 목소리에는 한계가 있다.

440은 어떻게 이겼나

1939년 런던 국제회의가 A=440 Hz를 권고했고, 1955년 ISO가 표준으로 채택했다.

440이 특별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435와 445 사이의 타협이었고, 마침 방송이 국제화되던 시기였다. 라디오와 음반이 국경을 넘으려면 어딘가에서 맞춰야 했다. 표준을 만든 것은 음악이 아니라 유통이었다.

여기에 헤르츠라는 단위와 그것을 잴 수 있는 정확한 시계가 있어야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초를 정확히 세지 못하면 440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수정시계가 나오고서야 조율기가 손에 들어왔다.

지금도 올라가고 있다

표준이 있어도 표류는 멈추지 않았다. 오늘날 빈 필하모닉은 443 Hz, 베를린 필은 443, 여러 유럽 오케스트라가 442~444를 쓴다. 미국은 대체로 440을 지킨다.

이유는 19세기와 같다. 조금 높으면 더 밝게 들린다. 센트로 재면 440과 444의 차이는 16센트, 반음의 6분의 1이 채 안 된다. 듣고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합주에서는 반드시 맞춰야 하는 크기다.

한편 고음악 연주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 바로크 작품을 415 Hz로 되돌려 연주하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 작곡가가 들었을 소리로 돌아가려는 시도다.

남은 것

12평균율이 음정 사이의 관계를 정한 약속이라면, A=440은 그 관계 전체를 어디에 걸 것인가를 정한 약속이다. 둘 다 물리가 아니라 합의이고, 둘 다 지키는 사람과 어기는 사람이 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 전에 오보에의 A에 귀를 모으는 그 장면은, 실은 표준을 매번 다시 확인하는 의식이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매번 서로에게 맞춘다.

SRC근거6

이 이야기가 딛고 선 아카이브 항목들. 각 항목에 출처가 달려 있다.

A = 440 Hz A4 = 440 Hz1939440 Hz (ISO 16:1975)확정
표준음의 표류 1700diapason normal 435 Hz (1859)확정
음높이를 헤르츠로 — 비율에서 수치로 Hz19301 Hz = 1 s^-1확정
센트 — 음정의 단위 ¢18851 옥타브 = 1200 ¢확정
12평균율 ¹²√21584¹²√2 ≈ 1.059463 (100 ¢)확정
쿼츠 시계 SiO₂192732,768 Hz = 2¹⁵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