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 · MMXX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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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6 · 음律·음계

모든 피아노에 들어 있는 타협

수학적으로 완벽한 화음과 어느 조로든 옮겨 다닐 수 있는 자유는 양립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를 골랐다.

순정한 5도로는 한 바퀴를 돌 수 없다

피타고라스는 현의 길이를 2:3으로 잡으면 완전5도가 난다는 것을 알았다. 이 5도를 계속 쌓으면 열두 번 만에 처음 음으로 돌아와야 한다 — 도, 솔, 레, 라, 미… 열두 번.

돌아오지 않는다.

5도를 열두 번 쌓으면 (3/2)¹² = 129.746…이고, 옥타브를 일곱 번 쌓으면 2⁷ = 128이다. 두 값이 다르다. 비율로 1.0136, 약 23.46센트 — 피타고라스 콤마다.

이것은 조율의 실패가 아니라 산술의 사실이다. 2의 거듭제곱과 3의 거듭제곱은 절대로 같아질 수 없다.

어딘가에 몰아넣어야 한다

콤마는 없앨 수 없으니 어딘가로 밀어 넣어야 한다. 음악사는 그 콤마를 어디에 버릴 것인가의 역사다.

피타고라스 음률은 5도를 모두 순정하게 두고 마지막 한 칸에 콤마를 통째로 몰았다. 그 한 5도가 늑대 5도다 — 짐승 우는 소리 같아서 붙은 이름이고, 그 조로는 연주할 수 없다.

순정률은 3도를 순정하게(5:4) 맞췄다. 화음은 놀랍도록 맑아지지만 신토닉 콤마 때문에 조를 옮기면 무너진다. 한 곡을 위해 조율하고, 다음 곡에서 다시 조율해야 한다.

중간음률은 3도를 살리려 5도를 조금씩 깎았다. 르네상스 건반음악이 이 위에서 나왔고, 대신 먼 조에는 여전히 늑대가 남았다.

웰 템퍼라먼트는 콤마를 여러 5도에 불균등하게 나눠, 어느 조로도 갈 수는 있되 조마다 색이 다르게 만들었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이 조율을 위한 것이었다 — 제목의 wohltemperirt는 '고르게'가 아니라 '알맞게'다.

12평균율 — 모두에게 똑같이 나쁘게

마지막 답은 콤마를 열두 조각으로 똑같이 나누는 것이었다. 반음 하나를 2의 12제곱근(≈1.0595)으로 정하면 모든 반음이 정확히 100센트가 된다.

대가는 분명하다. 옥타브만 순정하고 나머지는 전부 조금씩 틀리다. 5도는 2센트 좁고, 장3도는 14센트나 넓다. 순정률에 익숙한 귀에는 3도가 확실히 거칠게 들린다.

얻은 것도 분명하다. 열두 조가 전부 똑같아진다. 어디로든 조를 옮길 수 있고, 악기끼리 맞출 수 있고, 조율이 한 번으로 끝난다.

누가 먼저 계산했는가

12제곱근을 처음 정확히 계산한 사람은 명나라의 주재육이다. 1584년, 81자리 산반으로 2의 12제곱근을 소수점 아래 24자리까지 구했다. 유럽에서 메르센이 같은 계산에 이른 것은 그보다 반세기 뒤다.

다만 주재육의 계산은 궁정의 율관 제작 논쟁 안에 머물렀고, 유럽에서는 건반악기 산업과 함께 표준이 됐다. 먼저 계산한 쪽과 널리 쓰게 된 쪽이 달랐다.

남은 것

12평균율은 최선의 소리가 아니라 최선의 거래다. 완벽한 화음을 포기하는 대신 모든 조를 얻었다.

지금 피아노 앞에 앉아 어느 조로든 반주할 수 있는 것은, 400년 전 누군가가 화음의 순정함을 조금씩 팔아넘긴 덕분이다. 우리는 그 거래의 결과를 매일 듣고 있으면서 그것이 거래였다는 것을 잊었다.

SRC근거10

이 이야기가 딛고 선 아카이브 항목들. 각 항목에 출처가 달려 있다.

12평균율 ¹²√21584¹²√2 ≈ 1.059463 (100 ¢)확정
피타고라스 음률 3:2ⁿBCE 530(3/2)¹² ≠ 2⁷확정
피타고라스 콤마 ≈23.46 ¢BCE 400531441:524288 ≈ 23.46 cents확정
순정률 5:41482장3도 5:4 (386.31 ¢)확정
중간음률(미들톤) ¼ ¢15231/4 콤마 미들톤근사
웰 템퍼라먼트와 바흐 1722조마다 다른 색근사
늑대 5도1500
신토닉 콤마 81:80BCE 30081:80 ≈ 21.506 ¢확정
주재육(朱載堉)의 12평균율 1584¹²√2 = 1.059463094359295264…확정
센트 — 음정의 단위 ¢18851 옥타브 = 1200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