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 · MMXX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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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7 · 공간·기하

우물 하나로 지구를 재다

기원전 240년, 한 사서가 그림자 각도 하나와 낙타 걸음 거리만으로 지구 둘레를 계산했다.

지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지구를 재는 법

지구 둘레를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걸어서 한 바퀴 돌 수는 없다.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없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기원전 240년경,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장이던 시절에 이 문제를 풀었다. 도구는 막대 하나와 각도기였다.

두 도시, 두 개의 그림자

시에네(오늘날 아스완)에는 하짓날 정오에 그림자가 지지 않는 우물이 있었다. 태양이 정확히 머리 위에 있다는 뜻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각, 북쪽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수직으로 세운 막대가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각도를 재니 약 7.2°였다.

여기서 에라토스테네스의 추론이 시작된다.

태양이 아주 멀리 있어 광선이 평행하게 온다고 하면, 두 도시에서 그림자 각도가 다른 이유는 하나뿐이다 — 땅이 굽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각도 차이는 두 도시가 지구 중심에서 벌어진 각도와 같다.

7.2°는 360°의 50분의 1이다. 그러므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사이의 거리를 50배 하면 지구 둘레다.

거리는 어떻게 알았나

남은 것은 두 도시 사이의 거리였다. 여기에는 낙타 대상이 오가는 데 걸리는 날수와, 걸음으로 거리를 재도록 훈련된 측량인(베마티스트)의 기록이 쓰였다.

거리는 5,000 스타디온으로 잡혔고, 50배 하면 250,000 스타디온. 그가 얻은 값이다.

얼마나 정확했나 — 대답할 수 없다

여기서 정직해야 한다. 스타디온의 실제 길이를 우리는 모른다.

한 스타디온을 157.5 m로 잡으면 39,375 km가 되어 실제 값(40,075 km)과 2% 이내로 맞는다. 185 m로 잡으면 46,250 km가 되어 15% 넘게 틀린다. 어느 쪽 스타디온을 그가 썼는지 확정할 사료가 없다.

게다가 시에네는 정확히 알렉산드리아의 남쪽이 아니고, 북회귀선 위에 정확히 있지도 않다. 5,000 스타디온이라는 거리 자체도 반올림된 값이다.

그런데도 이 계산이 위대한 이유는 오차의 크기가 아니라 방법에 있다. 그는 잴 수 없는 것을 잴 수 있는 것으로 바꿔놓았다. 지구 둘레라는 잴 수 없는 양이 그림자 각도와 두 도시 거리라는 잴 수 있는 양의 함수가 된 것이다.

이어지는 계보

같은 방법이 계속 정교해진다. 11세기 알비루니는 산 위에서 수평선이 내려가는 각도를 재어 지구 반지름을 구했다 — 두 도시가 필요 없는 방법이었다.

18세기 프랑스는 자오선 측량으로 됭케르크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실측했다. 이번에는 미터를 정의하기 위해서였다. 측지학이 학문이 되고, 위도가 정확히 정의됐다.

남은 것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았다. 그리스에서는 이미 상식이었다. 그가 한 것은 둥글다는 사실을 수치로 바꾼 것이다.

기하학이 땅을 재는 일에서 시작됐다면, 이 계산은 그 일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 순간이다. 우물 하나, 막대 하나, 그리고 각을 다루는 법. 그것으로 발밑의 행성을 쟀다.

SRC근거7

이 이야기가 딛고 선 아카이브 항목들. 각 항목에 출처가 달려 있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구 둘레BCE 240≈ 250,000 stadia근사
측지학 1735편평률 f ≈ 1/298.257근사
위도 φBCE 2000° ~ ±90°확정
구면삼각법100
기하학 — 땅을 재다 BCE 1650geo + metron근사
자오선 측량(들랑브르·메셍)1792Dunkerque–Barcelona 호확정
알비루니의 지구 반경 측정1025c.1025; 산 높이+지평선 하각근사